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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히토미 작성일20-08-15 17:56 조회2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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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우리제일교회, 서울 사랑제일교회서만 누적 확진자 239명
14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시설 폐쇄 조치를 내렸다.(출처=연합뉴스)

14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시설 폐쇄 조치를 내렸다.(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집단감염의 중심에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서만 누적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이들의 접촉자를 조사한 결과 15일 낮 12시 기준 40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이날 오후 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를 통해 감염된 누적 확진자는 134명으로 급증했다.

방대본은 지난 9일 이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전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우천으로 인해 신도 간 거리가 1미터 이내인 와중에 찬송가를 부른 것이 감염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교회와 관련해) 모인 사람들의 거주지가 서울 외에도 경기, 인천, 충남, 강원 등 전국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빠른 조치와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우리제일교회의 경우 낮 12시 기준 33명이 추가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 105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 판정 33명 중 교인은 32명, 지인은 1명이었다. 두 교회에서만 누적확진자 239명이 나타난 것이다.

방대본은 역학조사 결과 우리제일교회의 예배 당시 성가대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이들이 예배 후 함께 식사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평일 심방(가정방문 예배)도 확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교회 교인 900여명은 모두 자가격리 중인 만큼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앞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와 관련해서도 격리 중인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에 따라 이 교회와 관련된 누적 확진자는 26명으로 늘었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도 2명 늘어나 누적 36명을 기록했다. 그 밖에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에서도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교인 2명과 교인의 지인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4명이다. 소규모인 이 교회에서는 교인끼리 어깨가 닿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예배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OSEN=대전, 곽영래 기자] 9회말 2사 한화 김진욱이 헛스윙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네 볼이 더 빨라. 자신 있게 던져.”

한화 3년차 신예 투수 김진욱(20)은 지난 15일 대전 삼성전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한화가 야수를 모두 소모하면서 지명타자가 없어졌고, 투수 김진욱이 9회말 2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것이다.

삼성이 10-1로 크게 앞서며 승부가 기운 상황. ‘타자’ 김진욱은 삼성 투수 홍정우를 상대로 1~2구 연속 배트를 휘둘렀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결과는 모두 헛스윙. 결국 3구째 직구에 꼼짝 못한 채 루킹 삼진을 당했다.


[OSEN=대전, 곽영래 기자] 삼성이 한화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10-1 완승으로 장식했다.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고, 박해민과 김지찬의 3안타를 포함해 장단 15안타가 폭발했다. 9회말 2사 한화 김진욱이 헛스윙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15일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김진욱에게 무서우면 치지 말고, 치고 싶으면 쳐보라고 주무했다. 고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됐다. (타격을 하다) 다칠 우려도 있지만 한 번쯤 타격 시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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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로 최원호 대행은 “투수들이 타석에서 체감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직접 느낄 필요도 있다”고 답했다. 경기 후 최원호 대행도 김진욱에게 “상대 투수 볼 어떠냐”고 물었고, 김진욱은 “엄청 빠르다”고 대답했다. 이에 최원호 대행은 “네 볼이 더 빠르다. 그러니 자신 있게 던져라”고 격려했다.


[OSEN=대전, 곽영래 기자] 삼성이 한화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10-1 완승으로 장식했다.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고, 박해민과 김지찬의 3안타를 포함해 장단 15안타가 폭발했다. 9회말 2사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타석에 들어선 김진욱을 바라보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이날 김진욱을 상대로 던진 홍정우의 직구 3개의 구속은 141~143km. 김진욱은 직구 평균 145km, 최고 150km까지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투수 출신인 최원호 대행은 “투수들은 본인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있다. 직접 타석에 서서 구속이 어느 정도인지 느끼는 연습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투수 김진욱은 이날 6회 구원등판,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승부가 기운 뒤 투구수 60개를 최대치로 두고 57구로 임무를 완수했다. 최원호 대행은 “앞선 경기에서 실망스런 피칭이 있었다. 편안한 상황에서 피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60구 안으로 마무리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지난달 중순 대체 선발로 1군에 합류한 김진욱은 구원으로 보직을 바꿨다. 10경기 1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 중이다. 최원호 대행은 “지금은 선발보다 불펜에서 1군 경험을 쌓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남은 시즌 구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waw@osen.co.kr

김정우 인천 대건고 감독이 15일 경북 포항시에 있는 팀 숙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한 뒤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선수 생활 후회 없다. 감사하다.”

현역 시절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주역이자 최고 수준의 ‘멀티플레이어’로 활약, 지난해부터 지도자로 변신한 김정우(38) 인천 대건고(U-18)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슬쩍 웃었다.

김 감독은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이던 지난 2010년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돼 본선에서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 한국의 원정 사상 첫 16강을 견인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폭넓은 활동량과 뛰어난 축구 지능으로 2선의 핵심이었던 그는 마른 체형으로 ‘뼈정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듬해 상무에서 팀 사정에 따라 공격수로 변신한 그는 26경기에서 18골을 몰아넣으면서 ‘뼈트라이커’로 진화하기도 했다. 2012년엔 15억 원을 받으면서 전북 현대로 이적, 그해 ‘연봉킹’으로 거듭났다. 다만 당시 그의 존재 가치를 고려하면 선수 막바지는 크게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전북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그는 2013년 여름 팀을 떠났고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알 샤르자 등을 거쳐 2016년 태국 프리미어리그 BEC 테로 사사나 유니폼을 입었으나 입단 3개월 만에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으면서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3월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땐 대한축구협회 주관으로 국가대표 은퇴식을 하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화려한 전성기와 비교해서 막바지 아쉬웠던 행보와 관련해 김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그는 15일 K리그 U-18 챔피언십이 진행 중인 경북 포항시 팀 숙소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중동(UAE)에서 나오고 1년 6개월 정도를 쉬었다. 그리고 (오퍼를 받아) 태국으로 가서 선수 생활을 지속하려고 했다. 한 달 정도 몸을 만들고 실전 경기를 뛰었는데 발을 높이 들고 착지 과정에서 십자인대를 다쳤다. 팀에 간 지 3개월 만이었는데…”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래도 30대 초반까지는 선수 생활하면서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었다.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 대표팀 은퇴식도 치렀고…”라며 후회 없이 현역 시절을 보냈음을 강조했다.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나이지리아와 경기 때 김정우(오른쪽)의 모습. 최승섭기자

남아공 월드컵 당시 메시(오른쪽)와 볼다툼하는 김정우의 모습. 최승섭기자

어느덧 남아공 원정 16강을 해낸 지 10주년이다. 그는 “당시 (군인 신분으로)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그런데 (그때 사진을 보니) 머리를 더 짧고, 단정하게 자를 걸 그랬다”고 웃었다. 공교롭게도 인터뷰한 이 날 새벽 10년 전 월드컵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친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 뮌헨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뛰었는데 팀이 2-8 대패하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메시 얘기를 꺼내자 김 감독은 “축구는 참 분위기인 것 같다. 한 번 그렇게 무너지면…”이라며 어느새 지도자 포스가 느껴지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인천 출신인 김 감독은 지난해 고향 팀에서 지도자로 데뷔했다. 인천 유스 대건고 사령탑을 맡아 첫해부터 전국체육대회와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등을 제패했다. 그는 “축구를 시작한 곳도 인천이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곳도 인천이 됐다”며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뭉치는 힘이 강하다. 내가 왔을 때도 그런 부분에서 강점을 발휘해서 좋은 결과가 바로 나왔다”고 말했다. ‘2년 차 지도자’가 된 만큼 올해는 자신만의 색깔을 더 입히기를 바란다. 김 감독은 “확실히 2년 차에 생각이 더 많아졌고, 어려워졌다”며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하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흔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최고 수준 퍼포먼스를 해낸 지도자인 만큼 각양각색 스타일을 지닌 선수를 한데 모아 제 색깔을 내는 게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런 견해에 대해 “사실 없진 않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눈높이를 낮추려고 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도, 세계적인 선수도 다 한다. 그저 운동장에서 적극성을 본다”며 “즐겁고 활기차게 해야 발전하는 속도도 빠르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선수 시절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한 건 유스를 지도할 때 큰 도움이 된단다. 김 감독은 “(여러 포지션에서) 내가 몸으로 느낀 게 있기에 공을 지닌 선수 외에 다른 선수의 움직임도 많이 강조하는 편”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매우 조용한 편이었다. ‘감독 김정우’의 모습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쉽게 말해 잔소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묵직한 한 방’을 날리는 편이다. 그는 “꼭 해야 할 말, 필요한 말을 한다. 경기 중에도 여러 지시를 하면 선수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면서 “특히 유스 선수들은 딱 한 번 제대로 얘기할 때 와닿을 수 있지, 지속하면 잔소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성적을 떠나서) 훈련장이든 생활이든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를 대하는 분위기 만큼은 (대건고에서) 남기고 싶다”면서 제2 축구 인생을 그렸다.

kyi0486@sportsseoul.com
사장인 내게 알리지 않고 밤샘 근무를 대신 한 청년... 내 삶에 의미를 준 사람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권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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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 관심의 결핍
ⓒ Anemone123, Pixabay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 헬렌 켈러

최근에 화제가 된 트윗이 있다. 삶이 너무 힘들어 죽을 결심을 하고 지리산에 오른 어느 날, 생면부지의 사람들로부터 생각하지 못한 관심과 도움을 받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내 인생의 어느 지점에도 이 청년처럼 절망감에 지쳐 있을 때가 분명 있었다. 그런데 그 절망감을 견디게 해준 사람들이 나에게도 있었을까?

딱 떠오르는 극적인 기억은 없었다. 그러나 추억의 조각을 찬찬히 뒤져보니 내 뇌리 저편에 저장되어 있던, 간혹 마음에 병이 생길 때마다 나를 치유해주던 면역력 같은 기억들이 있었다.

무더운 방학, 아이들을 불러모으던 선생님

'훌륭한 스승'에 대한 미담은 영화, 드라마, 책으로 제법 많이 다뤄졌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우리는 그런 스승을 인생에서 한 번쯤은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돌이켜 보라. 과연 우리 인생 속에서 진짜 존경을 오롯이 담은 '스승'이 존재 하는지. 주변에 질문을 던지면 그런 스승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내 인생에는 딱 한 분이 있었다.

중학교를 입학할 즈음 우리 집안은 말 그대로 풍비박산 나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끼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사춘기 소년에게 가난은 불편함을 떠나 '부끄러움'이었고, 난 학교에서 존재조차 미미한 우울한 소년이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니 처음으로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기본적인 가정환경 질문에 난 평범한 중산층인 양 했다. 그렇게 난 선생님에게 내 신상을 감추거나 포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날 분단장(당시에는 그런 게 있었다)을 시켰다. 아무런 존재감 없이 지내던 나에게 분단장이란 완장을 채우신 거다. 급우들은 물론 나조차도 의아했다. 국어 선생님이셨던 담임은 본인 수업시간에 유달리 나를 지목하고 책을 읽어보라 시키셨고, 가끔 교무실로 불러 과자 같은 주전부리를 주시면서 남아서 준다는 핑계를 대셨다.

여름방학이 되자 선생님은 나에게 학교에 나와 공부하라 하셨다. 솔직히 공부는커녕 나에게 '내일'이란 무슨 의미일까? 하는 상황에서 별로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의 관심만큼은 뿌듯하고 기뻤다.

방학 첫날 교실에 나와보니 예상 밖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급우 몇 명에 공부는 담쌓은 요즘 애들 말로 '일진'이라 불리는 급우들까지 보였다. 우리가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동안 선생님은 운동장에서 혼자서 공을 차며 운동을 하셨다. 그러니 다들 도망가고 싶었지만 아무도 도망갈 수는 없었다.

그렇게 여름의 더위와 교실의 갑갑함을 버티는 우리를 위해 선생님은 가끔 수박을 사 오셨다. 선생님이 수박을 대충 깨서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천방지축 사춘기 소년들은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공부 잘하는 놈, 못하는 놈, 주먹 쓰는 놈, 모두 같이 엉켜 낄낄거리며 즐거워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우리 반 말썽꾼들은 급우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괴롭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선생님의 관심 덕분에 암울하기만 했던 그 시절, 그래도 중3 학교생활만큼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당시 난 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받았다. 이 글을 쓰면서 돌이켜 보니 어쩌면, 지금 이렇게 기고라도 할 수 있는 것은 그때 선생님의 덕분인 듯싶다.

"어차피 누가 해야 한다면..." 잊히지 않는 민수의 미소

그런 좋은 기억이 또 하나 있다. 십수 년 전 피시방 사장 시절,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온 민수(가명)의 첫인상은 부정적이었다. 목이 늘어진 허름한 면티, 덥수룩한 더벅머리에 시커먼 피부, 왠지 성실과는 담쌓았을 것 같았다. '호'가 아닌 '불호'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민수는 자영업자들이 평생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정말 보석 같은 청년이었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사장들은 자정을 넘어 가게에 걸려오는 전화에 트라우마가 있다. 그 시간에 전화가 온다는 것은 뻔한 거였다. "사장님 심야 알바가 잠수 탔어요~", 그 전화를 받은 사장은 설사 수백 킬로 떨어진 곳에서 가족과 휴가를 즐기던 상황이더라도 가게로 달려가야 했다.

한마디로 시간, 장소, 사정 따위와 관계없이 바로 달려가야 하는 것이 24시간 자영업자의 숙명이었다. 그리고 십수 시간의 철야 근무를 알바가 구해질 때까지 해야 했다. 당연히 나도 그동안 그런 고통스러운 상황에 종종 처했었다.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해보니 민수가 일하고 있었다. 혼란스러웠다. 민수는 심야 근무자가 아니라 자정에 퇴근하는 오후 근무자였기 때문이다. 민수에게 말했다.

"왜 니가 이 시간에 있냐? 심야 알바는 어디 갔어?"
"녀석이 잠수 탔어요..."
"뭐야? 그럼 니가 계속 밤샘 근무한 거야? 나에게 전화를 했어야지!"
"어차피 누군가 해야 한다면 사장님보단 젊은 제가 하는 게 맞는 거잖아요, 전화 드리면 마음만 불편하실 것이고요~."

그러면서 녀석은 쓱 미소를 지었다. 당시에 받았던 감동은, 이전의 내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한 수준이었다.

규모가 작은 영세 자영업은 직원 하나 때문에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할 만큼 내외부 환경에 매우 취약하다. 그러나 우리 가게는 민수 같은 알바 덕분에 수년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덕분에 당시 난 회사란 온실에서 이제 막 벗어난 초보 사장이었지만 경영자로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그가 내게 보여준 '헌신'과 '진심'은 가끔 나 자신을 반성하게 했다.

삶이 각박하다 느끼게 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돈, 명성 따위가 아니다. 사실 가족, 지인, 동료로 지칭되는 '사람' 때문이다. 그래서 유명한 심리학자 아들러는 "이 우주에 아무도 없이 나 홀로 존재한다면 '고민'도 없다"라고 했다. 그러하기에 삶의 힘든 여정을 견디게 해주는 존재 또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명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이 책 <불안>에 이런 문장을 넣었을 것이다.

"강도가 창문을 깨고 라디오를 훔쳐가는 역설적인 봉사를 해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감사할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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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후에 브런치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샤오미의 새 무선이어폰 ‘미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2 베이직’을 써볼 기회를 갖게 됐다. ‘미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2 베이직’은 기존 ‘미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2’의 보급형 버전으로, 지난달 15일 글로벌 출시된 제품이다. 가격은 39.99유로(약 5만6000원)로 보급형 치고 가격이 다소 나가는 편이다.



먼저 겉모습만 보면 애플 에어팟 1세대를 보는 듯 하다. 색상도 똑같은 화이트인데 에어팟보다는 좀 더 두껍고 길어서 귀에 착용하면 분필을 꽂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무게는 48g로 가볍다. 이어폰을 꽂아 보니 귀에 착 고정된다기보다는 다소 헐렁해 별도의 이어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착용감은 개인마다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애플 에어팟(왼쪽)과 샤오미 '미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2 베이직' 크기 비교

현재 사용 중인 QCY-T5와는 달리 처음 페어링을 잡는 데 다소 애를 먹었지만 한 번 잡으면 끊기지 않고 연결이 잘 됐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도 끊기는 현상은 없다시피 했다. 다만 이어폰을 충전케이스에 꽂아두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귀에 꽂으면 음악을 들을 수 없어 다소 불편했다.

게다가 소리가 깔끔하지 않고 다소 웅웅거리는 감이 없지 않다. QCY-T5가 워낙 가성비 끝판왕이라지만 그래도 2만원대 제품인데 이보다도 음질은 안 좋은 것 같아 조금 실망스러웠다. ‘미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2 베이직’은 ‘미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2’의 보급형 모델이다 보니 AAC 코덱만 지원하고 LDHC Hi-Res 오디오 코덱은 미지원해서 그런 걸까.



그래도 오른쪽 이어폰을 두 번 터치하면 재생하던 음악이 일시정지되고 다시 두 번 터치하면 재생하는 기능은 잘 돌아갔다. 또 한 쪽 이어폰이라도 귀에서 빼면 자동으로 알아서 음악이 일시정지되는 기능도 괜찮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배터리 성능이었다. 한 번 충전하면 5시간을 쓸 수 있다고 적혀 있는데 실제 사용해 보니 스펙 이상으로 5시 30분 가량 동안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보급형 무선이어폰 치고 굉장히 훌륭한 재생시간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샤오미 치고 가성비가 좋다고 하기에는 음질, 편의성 등에서 아쉬움이 있는 제품이다. 샤오미 투자를 받는 QCY가 가성비 뛰어난 무선이어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재미있는 상황이다. 물론 QCY도 T5 시리즈 이후로 그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샤오미도 분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FX시티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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